12명의 상냥한 일본인 (12人の優しい日本人 , 1991년)감독 - 나카하라 슌 각본 - 미타니 코우키
단순히
'젊은 날의 토요에츠를 보고싶다.'란 원초적 본능으로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난 뒤엔 올해 본 영화들 중 최고의 영화라고 딱 잘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즐거워졌다.
시드니 루멧의 '12명의 성난 사람들'을 모티브로 제작된 이 영화는 만일 일본에도 배심원 제도가
도입된다면 어땠을까...란 설정의 코메디 영화로 영화외에 연극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는 시작부터 많은 등장인물들이 각자 마실 것을 정하면서 옥신각신 하는 모습들을 통해
각 캐릭터의 성격과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흐름을 암시해준다. 핫커피를 마신다는 사람,
메뉴에는 없는 스쿼시 종류를 주문했다 없으면 됐다고 하는 사람(토요에츠), 애초에 정한
것을 우유부단함의 극치로 여러번 메뉴를 바꾸는 사람등 다소 많은 12명의 등장인물이지만
첫 장면에서 '이 사람은 이런 타입이겠군...' 유추해낼 수 있도록 한큐에 정리해준다.
영화의 내용은 살인사건 피의자
(매력적인 여성)의 유/무죄를 놓고 의견교환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내서 전원 만장일치의 결과가 나오면 끝난다. 그리고 영화시작 초반에 의외로 굉장히
단순하게 12명 모두 무죄란 결론을 내리며 마무리가 되는 가 싶다. 하지만 배심원 2호가 태클을
걸면서
영화가 본격적으로 본궤도에 진입하는데 여기서부터 각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해진다.
한정된 공간에서 각 인물들의 대사로 러닝타임을 채우는 영화란 점에서 각본이 굉장히 중요한데
센스와 유머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미타니 코우키식 탄탄한 각본을 통해 12명 각자에게 매우 깊은
캐릭터성을 부여해주고, 이 12명이 주고받는 대사만으로 충분히 긴장이 고조될 수 있을만한 상황들을
만들어낸다. 이 부분에서 이 영화에 정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는....;;
배심원을 다룬 법정 영화임에도 법률용어라곤 피의자, 정당방위, 집행유예 정도로 어려운 법률용어는
전혀 등장하지 않고 12명의 배심원들 모두 바로 우리 이웃처럼 친근하게 다가온다.
이들이 바로 현재를 살아가는 평범한 일본사람을 대표한다고 보면 될 듯.
각 캐릭터들의 행동이나 서로 받아치는 대사들을 즐겁게 감상하기에 더할나위없이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강력추천하고 싶은 영화!!!!
(비록 자막은 없지만;;;;)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보면서 만일 실제로 배심원 제도가
생긴다면 배심원으로 선택되는 사람들에겐 충분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흐흠..;;
배심원 1호 - 시오미 산세이배심원장으로 나머지 배심원들을 정리해주던 인물.
4년 전 배심원이었을 때 자신의 한 표로 피의자가 사형당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려 줄곧 무죄를 주장함.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는 '극단 츠바사' 연출가로 출연했었음. 배심원 2호 - 아이지마 카즈유키 만장일치 무죄가 나오자 '과연 무죄일까요?' 라며 태클을 걸긴 했지만
정작 그가 태클을 걸었던 가장 큰 이유는 그저 이야기를 좀 더 하고 싶다는 거였음.
중반까지 영화를 끌고가는 중요 인물. 포스있게 나온다.
사랑한다고 말해줘에서는 밉상 야부시타역으로 출연했었음.
배심원 3호 - 우에다 코이치중반에 간다고 폭주하긴 하지만, 주문하는 것등의 일을 도맡아 하는 걸 즐겨함.
배심원 4호 - 니헤이 코이치배심원 10호와 더불어 엉뚱함과 막가파식의 재기넘치는 발언으로 웃음을 주었음.
특히 무죄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대라고 하자..한참 고민한 끝에
'feel일까나~'에서 뒤집어졌다.
배심원 5호 - 나카무라 마리코
논리를 외치지만 정작 논리적이기보단 정리만 잘했던 배심원.
모든 것들을 다 적어놓은 만능 다이어리의 주인이기도 함.
배심원 6호 - 오오코우치 히로시회사 일 때문에 애초부터 배심원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빨리 돌아가고 싶어했던 배심원.
배심원 7호 - 카지와라 젠
젊고 매력적인 피의자가 불쌍해서 큰 목소리로 굳게 무죄라고 주장했던 배심원.
초반에 큰소리 탕탕 치다 자신의 의견이 묵살되자 후반부엔 얌전해졌음.
배심원 8호 - 야마시타 요리에
톡톡 튀는 공주과 배심원. 한마디씩 치고 들어오는 엉뚱함이 주 특기.
배심원 9호 - 무라마츠 카츠미
치과의사지만 배심원 5호와의 논쟁에서 은행원이라고 속임.
중요한 순간마다 그나마 한쪽으로 의견이 몰리지 않게 중간자 역할을 해줌.
배심원 10호 - 하야시 미치코
배심원 4호와 함께 웃음을 잔뜩 줬던 배심원. 말이 필요없는 이 분의 표정연기가 압권이었다.
토요에츠와 더불어 나에겐 이 영화속 최고의 캐릭터!
배심원 11호 - 토요카와 에츠시울희 토요에츠. 초반엔 그닥 큰 활약이 없었지만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판도를 바꾸게 한 장본인.
변호사라고 속였으나 사실은 변호사 역할을 했었던 배우.
배심원 12호 - 카토 요시히로
배심원장 자리를 계속 노렸던 배심원. 끼어들기와 마무리하기 최고봉.
이어지는
토요에츠 퍼레이드라고 하기엔 뭔가 부족한;;;
진홍색 바지에 알록달록한 셔츠를 입은 포스 넘치던 첫 등장.
혼자서 구석탱이에 앉아 만화를 읽다가 모두 착석하고 나서 부르자 자리로 돌아온다.
담배 연기로 배심원 10호가 괴로워하자 주변 사람들이 담배를 지적하지만
당당하고 시크하게 금연이 아니지않냐고 해서 결국 배심원 2호가 자리를 바꿔주며 상황 종료!
토요에츠의 포스 넘치던 첫 의견 피력!
무죄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정당방위가 아닐 경우엔 살인죄가 되지만 그래도 정상참작으로
집행유예가 선고될테고, 어차피 집행유예라면 처음부터 무죄가 낫지 않냐는 초 심플한 이유!
이 의견으로 다른 배심원들이 마구마구 동요된다. 앗흥!~
변호사라고 뻥치던 젊은 토요에츠.
20대 후반이었을 때라 피부도 팽팽하고 목소리도 여리여리하고 여튼 예쁘다. 후훗
배심원 4/5/10/11호 <- 가장 맘에 들었던 캐릭터들이었다. 웃음을 한가득 주던....
그리고,
12명의 상냥한 일본인에서 각각 배심원 2호, 11호였던 그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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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4년 후엔 야부시타와 코지로 재회합니다. 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