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 시게루의 베스트 프렌드 - 豊川悦司
무로이 확실히 오사카 출신이죠. 몇 살까지 오사카에 있었어?
토요카와 일단 열여덟 살 까지는 있었지만, 소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는 치바(千葉)현 마츠도(松戶)에 살았어요. 근데 전교생에게 말하는 문제가 크잖아요. 마츠도에서는 간사이벤을 바보취급 하니까...그래서 오사카에 돌아가서는 이번엔 표준어를 말하는 이상한 녀석이 왔다 같은 느낌이 되어 싸움은 잘했었네요.
무로이 겉모습은 지금과 그렇게 변하지 않았어?
토요카와 아뇨. 뚱뚱했어요.
무로이 거짓말! 몇 살까지?
토요카와 중1때까지였나... 어쨌든 소학교 때는 공식적인 비만아로 굉장히 뚱뚱보였어요. 어머니가 학교에서 칼로리표 만든 걸 받았었으니까요. 150cm에 70kg 근처였으니 체중은 지금과 그렇게 변하지 않았어요.
무로이 그럼 아무도 이렇게 분위기 있는 배우가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겠군요.
토요카와 지금 만나도 전혀 모를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고 보면 22~3살 경 10년 만에 소학교의 동창회가 있었는데 '에엣!'이란 느낌으로 선생님조차 저를 못 알아 봤어요.
무로이 뭐랄까 클럽활동을 해서 키가 자란 거야?
토요카와 중/고등학교 때 농구를 했었지만 가장 많이 자란 건 농구를 그만두고 난 뒤 대학교 1학년 때였어요. 1년에 12~3cm나 자랐으니까. 중요한 건, 연극을 시작하고부터 키가 크기 시작했어요.
무로이 왜 연극을 하자고 생각했어?
토요카와 처음부터 말하자면 저는 고교를 졸업하면 아르바이트라도 하면서 뭔가 열중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작정이었기 때문에 진학할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부모님이 '그건 대학교에 가서도 할 수 있다'라고 하셔서 일단 입학을 한 거예요. 그러나 얼마 동안은 수업에도 출석하지 않고 빈둥빈둥 댔으니까 학교에 가기 시작했을 무렵에는 어느 클럽이든 신입권유를 끝낸 상태였어요. 하지만 제가 들어간 기숙사 바로 앞에 있는 극단만은 아직 신입환영공연을 하고 있어서 어느 날, 흘금흘금 봤더니 '잠깐 보지 않을래?'라고 권유받아서 안에 들어갔더니 조금 어두운 곳에서 '핫핫핫' 마루를 밟으며 앙그라(언더그라운드)연극을 하고 있었던 거였어요. 저에게 연극이란 뭐랄까 문화적인 이미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보니 굉장히 체육화 계로 육체를 구사해서 모두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자네도 해 볼래?'라고 하니까 '그럼'하고 해보는 건 좋았지만, '물을 가득 담은 피대(皮袋:물 등을 담는 가죽 자루)가 되라'란 말을 들은 건 좀 기분이 나빴어요.
무로이 나도 대학에 들어가서 연극을 했을 때, 역시 앙그라계였으니까 '6월의 다다미가 되라'나 '노미의 기분이 되어서 다다미의 수를 세어 봐'같은 말을 들었네요. (웃음)
토요카와 처음엔 어딘가 맞지 않았지만, 연습을 마치고 한밤중까지 하는 음주파티가 너무 즐거워서요. 게다가 반년 후 공연에서는 한줄이지만 대사도 주어졌어요. 그 무대의 끝편에서 나갈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의 긴장감이 상당히 기분 좋아서 연극을 좀 더 깊이 있게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2학년 봄에는 중퇴하고 상경해버린 거죠.
무로이 헤에~ 근데 기숙사 생활도 말이야. 나도 대학교 1학년 때 역시 기숙사에 사는 사람과 사귀었지만, 가끔 그 기숙사 근처에서 마시다 한밤중이 돼버리잖아. 택시 한 대도 안 다니고 그렇다고 노숙하기에도 겨울이니까 추워서 그 기숙사에 묵게 된 거야. 하지만 여자는 절대 묵으면 안되니까 몰래 숨어 들어갔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한밤중에 화장실은 가고 싶어지니 어쩔 수 없잖아요. (웃음) 그래서 남성용 옷을 빌려서 팟-하고 전속력으로 달려가서 끝내버린 적이 있는데, 토요카와씨는 여자는 데려가지 않았어?
토요카와 데려가는 것도 아무것도(안 했어요) 근데 6회생과 4회생 커플은 동거를 했었어요.
무로이 엣, 기숙사에서?
토요카와 네. 학생이 전부 관리를 했기 때문에 그 정도는 적합해서 그 커플은 가장 넓고 볕도 잘 드는 방을 독점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그 여자를 '오바바'라고 불렀는데 요모(寮母) 대신으로 여러가지 잘 돌봐 줬었어요. 때문에 여자를 데려 오는 일이나 남자 기숙사였음에도 제대로 여성용 화장실도 있었고요. '오바바 전용'이란 종이가 붙어 있었지만...(웃음)
무로이 그래서 도쿄에 상경해 '극단300'에 들어갔는데, 어느 정도 몸담았었어?
토요카와 27살까지 있었으니까 대략 7년 정도 일까.
무로이 생활비는 받았어?
토요카와 일용직 전문 아르바이트로 먹고살았어요. 5년 정도 했었나...
무로이 그렇게 마른 몸으로?
토요카와 그렇지도 않아요, 이 몸. 보여줄 수 없는 게 유감이지만...(웃음)
무로이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했어?
토요카와 외벽 복원 공사가 많았기 때문에 곤돌라로 높은 곳에 오르는 일이요. 좋아하는 일이었어요.
무로이 그러고 보면 토요카와씨와는 'いとこ同士'이란 드라마로 처음 공연을 했었지만, 둘이서 헬리콥터에 타는 장면에서 갑자기 '무로이씨, 저 헬리콥터는 처음이에요. 이야~ 이 드라마 해서 좋네요.'라고 평소 그다지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 아이처럼 기뻐하니까 '아, 이사람은 정말 높은 곳을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아까 코마자와 공원을 달렸다던가라는 이야기도 했었지만 달리는 거 좋아해요?
토요카와 네, 어쨌든 빠른 것을 좋아해요. 오토바이도 굉장히 좋아해서 1년 전 도둑맞기 전까지는 타고 다녔어요. 그래서 요전에 말을 탔을 때도 이거 완전 중독이구나라고...
무로이 바람이 앞에서부터 파-앗하고 불어서 안면에 부딪히는 게 좋은 건가?
토요카와 좋아해요. 태풍 같은 게 오면 바로 밖으로 나가버리고 선풍기도 바로 옆에서 불어오는 게 기분 좋아요.
무로이 이렇게 말하니까 간사이 사람 느낌이네요. '바람 쐬는 게 좋아요(風に当たるのが好きなんやで<- 어미 부분의 굵은 글씨가 오사카 사투리)' 처럼. (웃음) 다만 의젓하니까 오사카라기보단 교토 사람으로 보이지만. 배우로서 분위기 있어서 그런가?
토요카와 그러한 역할이 많으니까요. 하지만, 뭔가 있을 것 같은 녀석은 사실 별 볼일 없잖아요? 나도 별 볼일 없는데..(웃음) 그런 거예요. 정말
무로이 이 일은 계속 해 갈 테지만 배우를 해서 좋았다는 실감은 어느 때일까?
토요카와 역시 보통 때는 들어갈 수 없는 곳에 들어가거나 남보다 특별한 일을 겪을 때겠죠. 예를 들면, 얼마 전 NHK 대하드라마에서 가발을 썼습니다만, 그러면 하부타에(羽二重:질 좋은 생사로 짠 견직물로 보통 시대극에서 가발을 쓰기 전에 머리에 올림) 밑에 스펀지 같은 냅킨을 붙여 주는데요, 그거 나중에 들었지만 여성용 생리대였다고 해요. 저 연기자를 안 했다면 절대로 생리대를 이마에 붙일 일은 없었을 거라 생각해서 괜히 감동해버렸어요. (웃음)
무로이 여성도 자기 이마에 생리대를 붙이진 않아요. (웃음)
토요카와 그 가발 밑에 와타나베 켄씨이든 누구든 간에 모두 생리대를 붙이고 있었어요.
무로이 다음부터 그런 눈으로 보면 이상하겠네. '자, 결전!'이라고 말하면서 생리대를 붙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웃음)
무로이 자, 그럼 잠깐 연애 이야기를 해 볼까. 철이 들고 나서 진지하게 사랑을 한 건 어떤 느낌의 사람?
토요카와 중학교 2학년 때였나. 상대방도 농구부에 같은 반 아이였어요. 하지만, 상대가 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죠. 그러다 오사카로 이사가 결정돼서 은근슬쩍 남자친구에게 제 생각을 말해뒀어요. 그랬더니 어느 날 그 여자애한테 온 편지가 책상 안에 들어 있더라구요. '나도 전부터 좋아했었다'라고. 그래서 '오오옷~!'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사하기 2일 전 정도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으니까 둘로 나뉜 하트 모양의 팬던트를....맞다, 뒷면에 '러브 포에버'라고 쓰여 있던 녀석(웃음)을 사 와서 다른 한쪽을 그녀에게 건네줬어요. '떠나버리지만'이라면서.
무로이 떠난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어제까지 붙어 있었던 건 아니지 않아? (웃음) 그래서 어떻게 됐어요?
토요카와 얼마간은 편지를 주고받았지만, 반년 정도 시간이 흐르니 펜던트도 답장도 오지 않게 됐어요. 전화를 몇 번이나 해도 안 받아서 어쩔 수 없이 다른 한쪽 하트 펜던트를 일단 강에다 버렸죠. (웃음) 그 후 18세에 상경했을 때 전화를 걸었더니 가끔은 그녀가 집에 있길래 오모테산도에서 만나기로 했어요. 그리고 '그때 네 친구랑 사귀고 있었어'란 고백을 받았네요.
무로이 그 이후 좋아하게 되는 사람은 그때 그녀의 모습과 닮았다던가...
토요카와 전혀 달랐어요. 전 좋아하는 여성 타입 같은 건 없어요. 아, 고등학교 1학년 때 한 번 실연 당했었어요. 그 여자애도 농구부였지만, 제가 괜찮네..라고 생각했을 땐 이미 1년 위 선배와 사귀고 있었죠.
무로이 어딘지 농구부와 엮이는 부분이 뭔가 걸리지만.
토요카와 가까운 관계잖아요. 저는 어느 정도 사귀지 않으면 좋아하게 안 된다고 할까. 첫눈에 반하는 일은 절대 없어요. 외형보다 표정이나 행동, 그 아이에게서 나는 향기 같은 것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편이에요.
무로이 그래서 좋아하게 되면 어떤 식으로 사귀는 스타일?
토요카와 대체로 여자애의 방에 틀어박혀 있는 느낌이네요. 연극 연습이나 아르바이트가 끝난 뒤 그 애의 방에 가서 함께 밥을 먹거나 해요.
무로이 다음엔 농구부가 아닌 극단 사람을 좋아하게 되었다든가.
토요카와 그런 적도 있지만...
무로이 극단 내 연애는 금지였어?
토요카와 네. 300은 와타나베 에리코의 엄격한 통제하에 (웃음)
무로이 그럼 동업자와 전혀 다른 세계의 사람 중 어느 쪽이 좋다고 생각해?
토요카와 어느 쪽이냐면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 괜찮으려나...
무로이 그렇다는 건 동업자에게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를 듣고 싶지 않기 때문에?
토요카와 아뇨, 오히려 저는 제 연기를 보고 '좀 더 이렇게 하는 게 좋아. 그건 좋지 않았어'같은 말을 듣고 싶은 편이기 때문에 그런 건 아니에요.
무로이 그런 식으로는 안 보여요.
토요카와 겉보기와 반대의 성격이라고 생각해 주면 좋아요. 여자에게는 제 쪽에서부터 접근은 해요. 다만, 굉장히 적극적이지 않아서 그 사람과 인연이 있으면 또 어디선가 만날 테고, 저쪽에서 전화가 걸려올테니까란 느낌이려나. 요컨대 우선은 상대를 좋아하는 기분이 생기고 그래서 우연이든 고의이든 어떠한 계기가 도래했을 때에 확 말해버리는 식이에요.
무로이 그렇구나. 그런데 친구는 배우가 많아?
토요카와 저, 친구는 2명밖에 없어요.
무로이 뭐야 그게 (웃음) 그렇게는 안 보여요. 이전까지는 2명 정도라고 느꼈지만, 지금은 10명은 있는 것처럼 보여. 대체 누구랑 누구야?
토요카와 젊은 배우는 사카키바라 토시히코라고 'ええによば'의 여주인공 상대역인 녀석과 마스오카 토오루씨요.
무로이 그럼 전화번호부에 사카키바라씨와 마스오카씨 번호밖에 쓰여있지 않은 거야?
토요카와 아뇨, 아는 사람도 쓰여 있죠.
무로이 그래도 빈번하게 사용하는 건 그 두 사람 번호뿐이겠죠. 나, 친구 되어줄 수 있는데...(웃음)
토요카와 친구라는 게 또 어렵지 않나요. 정말로 뭐든지 이야기할 수 있어서 배려하지 않는 사람이 되면...
무로이 별로 신경 쓰지 않아도 돼요. 남자라고 생각해도 괜찮고.
토요카와 고맙습니다. 하지만 일로는 함께 해도 친구로는 좀처럼 될 수 없어요. 전화번호를 교환했어도 거의 걸려오지 않고, 제 쪽에서도 걸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극단을 그만두었을 때 저만의 구별로 극단 녀석들과는 교제를 그만 뒀기때문에 즉시 도쿄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져 버렸어요.
무로이 아, 그 부분은 역시 바뀌고 있네요. 보통 극단을 그만둔다고 해도 친구는 친구로서 교제하잖아. 너무 시끄럽게 왁자지껄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구나.
토요카와 좋아해요. 그래서 홈파티라든가에 불러 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걸요. (웃음)
무로이 그래? 나 불러도 괜찮은데.(웃음) 오늘만큼 말을 하면 어딜 가도 잘 해낼 수 있겠어. (웃음)
* 시게루의 혼잣말 *
오늘 토요카와군과 대담을 하면서 식사를 했지만, 그때 조금 놀랐다. '앗! 이 사람도 역시 밥을 먹는구나...우와~'
바보 같은 말이지만 꽃과 같은 미인은 화장실도 가지 않는다란 이미지를 나는 멋대로 그에게 품고 있었던 것이다. '오징어처럼 푸른 피를 가진 토요카와는, 물론 언제나 체내를 알칼리성으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입에 대는 건 우유나 매실주로 정했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정식을 덥석덥석 먹고 어제도 직접 고등어를 구웠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아무래도, 폭풍 전의 고요함을 감돌게 하는 레플리컨트(복제인간)같은 것을 그에게 지나치게 꿈꾸고 있다.
그래도 괜찮지 않나... 밥알 한 톨 남김없이 깨끗하게 먹어도, 오사카 사투리가 슬쩍슬쩍 나와도, 쿨할 것 같은 그의 그 느낌은 변하지 않으니까.
♧ Special thanks to 姫だるまさん & ケイ
+
무로이 시게루의 혼잣말에 완전 공감... 토요에츠 젊은 시절 모습의 복제인간이 있으면 좋겠음..흙흙
와타나베 에리코는 요즘 '솔직하지 못해서'에서 린다에게 찝적대는 편집장역을 하고 있다능...
그거 보면서 자꾸만 이 아줌마...토요에츠한테도 저랬던 거 아냐?? 요딴 생각 들어서 큰일..흐흐;;